유물을 만나다 (29)목가구 - 호족반
- 작성자 학예사
- 작성일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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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반은 우리 전통가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디자인이 아름답고 지방마다 특색도 뚜렷하여 소목장(小木匠ㆍ목가구를 제작하는 기술과 그 기능을 가진 목수)과 구분되어 소반장(小盤匠ㆍ소반을 만드는 기술과 그 기능을 가진 장인)이 따로 있을 만큼 제작기법도 전문화되어 있다. 즉 앉아서 생활하던 우리의 옛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생활필수품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이 소반은 호족반(虎足盤)으로, 상판(上板)이 꽃잎의 형태를 하고 있어 화엽반이라고도 부른다. 호족반은 소반의 다리가 호랑이의 다리 형태로 되어 있어 분류하는 이름인데, 이 호족반의 경우 호랑이 다리 형태를 응용하여 구부러짐이 더 심하고 대나무 줄기 형태의 장식이 들어가 화려함을 더하고자 하였다.
다리의 윗부분은 굵고 아랫부분이 가늘어져 다리 끝이 외반한 이러한 형태의 소반을 서울, 경기 지역에서는 호족반이라 하며, 충청, 전라, 경상도 지역에서는 구족반(狗足盤ㆍ개다리소반)이라 한다. 그러나 구족반은 곡선이 화려한 호족반에 비하여 다리가 밖으로 둥글게 벌어지면서 안으로 굽어져 바닥을 힘 있게 딛고 있어 무거운 상판을 지탱하는 힘이 더 생기도록 설계된 점이 조금 다르다. 이 호족반은 운각(雲脚ㆍ길쭉한 삼각형의 널조각)에 다리를 끼워 넣은 후 다리 아랫부분에 다리 받침대를 대었다. 이 소반은 다리의 장식으로 화려함을 표현하려고 했지만 전체적으로 장식이 절제되고 소박한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서민 가정에서 일인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