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을 만나다(43)<유럽의 향기 도자기에 머물다>展 특집 ① - 순결한 처녀 베스탈 도자 화판
- 작성자 학예사
- 작성일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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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 캠퍼스 박물관 기증전시실에서는 복전영자(福田英子) 선생께서 기증하신 유럽자기 전시 <유럽의 향기 도자기에 머물다>가 진행 중이다. 2012년 2학기 개강을 맞아 ‘상명대학교박물관 유물을 만나다’ 코너에서는 이번 전시에 출품된 주요 소장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소장품은 19세기 독일 베를린의 K.P.M(Königliche Porzellan Manufakur/왕립 도자기 제작소)에서 만든 것으로 도자 화판 위에 안료로 그림을 그려 구워낸 것이다. 베를린은 유럽에서 도자 화판을 깨끗하고 편평하며 부드럽게 만들기로 유명해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려는 화가들은 베를린에서 제작된 도자 화판을 선호했다. 이 소장품의 바탕이 된 도자 화판 또한 그 명성만큼 평활하고 매끄럽다.
도자 화판 위에 그려진 여인은 로마에서 가정과 국가의 수호자로 숭배된 여신 베스타(헤스티아)를 섬기는 사제(司祭) 베스탈이다. 로마시대 베스탈은 총 6명이었으며, 귀족 집안의 10세 미만 소녀 가운데에서 선발하여 30년간 순결을 지키며 베스타 여신을 섬겨야했기에 ‘순결한 처녀 베스탈(Vestal Virgin)’이라 불린다. 로마시대 베스타 여신 숭배는 국가적으로 중시 되었는데, 전설에 의하면 로마 건국자 로물루스 와 레무스의 어머니인 레아 실비아도 베스타 여신을 섬기는 여사제였다고 전해진다.
한편 이 도자 화판에 그려진 순결한 처녀 베스탈의 원화(原畵)는 스위스 태생 안젤리카 카프만(Angelica Kauffmann, 1741-1807)이 1780년에 그린 ‘처녀 베스탈의 초상’으로 현재 독일 드레스덴 미술관내 알테마이스터 회화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그림은 1855년 드레스덴 신 왕립 미술관이 개관하면서 일반에 공개되었고, 명화를 주제로 도자 화판을 제작해 판매하던 베를린 K.P.M사에서 모사하여 판매한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