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명대학교박물관 유물을 만나다 (90) 붓
- 작성자 학예사
- 작성일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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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는 2018년 상명대학교 박물관 소장 유물 특별전 <문방사우 : 선비의 네 벗> 특집 ‘유물을 만나다’ 코너에서 2회째로 붓을 소개하고자 한다.
붓은 먹물을 묻혀 글씨를 쓰거나 안료를 묻혀 그림을 그리는 도구로, 서화(書畵)의 필수품이다. 우리나라에서 붓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경남 창원 다호리의 철기시대 무덤에서 2천여 년 전의 칠기 붓이 출토된 것으로 보아 오래 전부터 사용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고려시대에는 중국의 『산곡문집(山谷文集)』, 『송사(宋史)』, 『고반여사(考槃餘事)』등에서 고려의 황모필(黃毛筆)을 낭미필(狼尾筆), 서랑모필(鼠狼毛筆) 등으로 기록하고 있어 활발히 제작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경공장에 필장(筆匠)이 포함되어 각지에 공납한 황모로 붓을 제작하고 국가의 수요를 충당했으며, 필방(筆房)이나 필상전(筆床廛)에 붓을 공급하기도 했다.
붓의 종류는 붓촉에 쓰인 털이나 붓대에 쓰인 재료, 붓털의 강약, 붓의 크기나 용도 등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되었다. 붓털은 대개 짐승털이 일반적이나, 식물의 줄기나 섬유질이 긴 나무줄기를 사용했다. 우리나라에서 붓털로 가장 많이 사용된 것은 양털(양호·羊毫)과 족제비털이며, 이 외에도 말(마모·馬毛), 소(우호·牛毫), 토끼(자호·紫毫), 개(구모·狗毛)등 각양각색의 짐승털이 붓의 용도와 특성에 따라 활용되었다.
붓대는 속이 비고 줄기가 강한 대나무가 애용되었다. 대나무 붓대는 마디를 매끈하게 깎거나 촘촘한 마디를 장식적으로 활용하기도 했으며, 드물게 겉이 검은 오죽으로 제작하기도 했다. 대나무 외에도 단목(檀木)이나 상아, 바다거북의 껍질, 무소의 뿔, 수정, 옥 등 다양한 재료가 사용되었으며, 단단한 동물의 뼈를 깎아 만들거나 칠보, 도자로도 만들어졌다.